안녕하세요. 인천 검단 아솔내과 내과 전문의 정도영입니다.
대상포진(herpes zoster)은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varicella-zoster virus, VZV)가 신경절에 잠복한 이후, 면역력이 저하되었을 때 재활성화되어 발생하는 감염성 질환입니다.
피부 발진과 급성 통증을 동반하는 대상포진은 단순히 일시적인 감염에 그치지 않고, 일부 환자에게서 발진 소실 이후에도 심각한 신경병성 통증이 지속되는 포진 후 신경통(Postherpetic Neuralgia, PHN)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PHN은 환자의 삶의 질을 극심하게 저하시키며, 특히 고령 환자에서 발생 빈도가 높아 임상적으로 매우 중요한 합병증입니다[1][2].
본 글에서는 대상포진과 포진 후 신경통의 발생 기전, 역학적 특성, 위험요인 및 치료 접근법에 대해 근거 기반으로 심도 있게 설명드리고자 합니다.

1. 대상포진의 병태생리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는 초기 감염(수두) 이후 인체의 감각신경절(dorsal root ganglia) 또는 뇌신경절(cranial nerve ganglia)에 잠복합니다.
이 바이러스는 면역체계의 감시 하에 비활성 상태를 유지하지만, 노화, 면역억제, 스트레스 등 다양한 요인으로 세포매개 면역력이 감소할 때 재활성화되어 신경을 따라 피부로 퍼지며 염증과 수포성 발진을 유발합니다[1][3].
대상포진 발진이 나타나는 과정에서 VZV는 신경세포와 지지세포를 손상시키며, 염증 반응은 국소적으로 신경 부종, 탈수초화(demyelination), 축삭 손상(axonal injury)을 초래합니다. 이러한 신경학적 변화는 급성 통증을 유발할 뿐 아니라, 이후 만성 신경병성 통증인 PHN으로 이행하는 토대를 마련합니다[1][2].
2. 포진 후 신경통(PHN)의 발생 기전
PHN은 발진 소실 후 90일 이상 지속되는 통증으로 정의됩니다. 포진 후 신경통은 단순히 말초신경의 지속적 손상 때문만이 아니라, 말초 및 중추 신경계에서 복합적인 기능적 재구성이 동반되는 질환입니다[2][3].
(1) 말초신경의 손상
대상포진 과정에서 손상된 말초신경은 지속적인 염증 반응과 신경재생 실패로 인해 만성적 통증 상태로 전환됩니다. 손상된 신경은 통증 신호를 과도하게 전달하거나, 작은 자극에도 비정상적으로 반응하는 말초 감작(peripheral sensitization) 현상을 보입니다[1][2].
(2) 중추신경계의 재구성
말초신경의 지속적인 비정상적 입력은 중추신경계(특히 척수 후각, thalamus 등)에서도 기능적 재구성을 유발합니다. 그 결과, 중추 감작(central sensitization)이 발생하여 통증 신호가 증폭되고, 정상적인 감각 자극도 통증으로 인식되는 이질통(allodynia)이 나타납니다[2][3].
3. 포진 후 신경통의 역학
PHN은 대상포진 환자의 약 5%에서 20%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됩니다[3]. 특히 나이가 많을수록 PHN 발생 위험은 크게 증가하여, 60세 이상에서는 20%, 80세 이상에서는 30% 이상의 발생률을 보입니다[3][4].
또한, 급성기 대상포진 시 심한 통증을 경험했거나, 발진 범위가 넓거나, 안면부를 침범한 경우 등은 PHN 발생의 독립적 위험 인자로 알려져 있습니다[3][4].
4. 포진 후 신경통의 치료 접근
PHN은 조기 예방이 가장 중요합니다.
현재까지 밝혀진 최선의 예방법은 대상포진 백신 접종이며, 특히 50세 이상 성인에서는 예방 효과가 뚜렷하게 입증되었습니다[4,5,6].
(1) 백신에 의한 예방

기존의 생백신(Zoster Vaccine Live, ZVL)은 대상포진 및 PHN의 발생을 감소시켰지만, 고령에서는 효과가 다소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습니다[4]. 최근에는 재조합 백신(Shingrix®, Recombinant Zoster Vaccine, RZV)이 도입되어, 90% 이상의 예방 효과를 보이며, 면역저하 환자에서도 사용이 가능합니다[5][6].
특히 RZV는 기존 생백신보다 PHN 예방 효과가 뛰어나며, 70세 이상의 고령에서도 높은 예방률을 유지합니다[5][6].
(2) 약물치료
PHN의 치료는 통증 조절이 중심입니다. 대표적인 1차 치료제로는 α2-δ 칼슘 통로 차단제(gabapentin, pregabalin)와 삼환계 항우울제(tricyclic antidepressants)가 있으며, 이외에도 국소 리도카인 패치, 고용량 캡사이신 패치 등이 사용됩니다[2][3].
통증 조절에는 개별 환자 특성과 동반 질환을 고려한 맞춤형 접근이 필요하며, 특히 고령 환자에서는 약물 부작용에 대한 주의가 필요합니다[3].
5. 마치며
대상포진과 포진 후 신경통은 단순한 피부질환이나 감염성 질환이 아니라, 신경계의 복합적 손상을 동반하는 질환입니다. PHN은 환자의 일상생활을 심각하게 제한하고 삶의 질을 저하시킬 수 있어, 예방과 조기 치료가 필수적입니다.
특히 50세 이상의 성인에서는 대상포진 예방접종이 적극 권장되며, 급성기 대상포진이 발생한 경우에는 항바이러스제 투여와 통증 관리에 신속히 개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솔내과는 앞으로도 대상포진 및 포진 후 신경통 예방과 치료에 있어 최신 의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환자분들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참고문헌
- Mallick-Searle T, Snodgrass B, Brant JM. Postherpetic neuralgia: epidemiology, pathophysiology, and pain management pharmacology. Journal of Multidisciplinary Healthcare. 2016;9:447-454.
- Oliveira CA, Rocha de Castro APC, Miyahira SA. Post-herpetic neuralgia: pathophysiology, clinical signs, diagnosis, prevention and treatment. Revista Dor. 2016;17(Suppl 1):S52-55.
- Saguil A, Kane S, Mercado M, Lauters R. Herpes Zoster and Postherpetic Neuralgia: Prevention and Management. American Family Physician. 2017;96(10):656-663.
- Tricco AC, Zarin W, Cardoso R, et al. Efficacy, effectiveness, and safety of herpes zoster vaccines in adults aged 50 and older: systematic review and network meta-analysis. BMJ. 2018;363:k4029.
- Park SY. What is Different about Recombinant Herpes Zoster Vaccine? Korean J Med. 2024;99(4):180-188.
- 권기정. 대상포진 예방접종 및 약물요법. Pharmacotherapy Today. 영남대학교병원 약제부, 약학정보원 학술위원.